내가 마법사라면 > 자유게시판

• 목록
• 답변
• 글쓰기

한 번은 친구와 술자리에서 마법 이야기를 하다가 “내가 마법사라면 어떤 마법을 부릴까?”라는 주제로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친구가 “재미있는 마법을 부리면 좋겠다!”라고 했고, 나는 “그럼 난 술을 따르는 마법을 부리겠다!”고 대답했다. 모두가 웃었다. 그런데 다음날 갑자기 내가 ‘마법사의 동전’이라는 신기한 동전을 발견했다. 그 순간 ‘이번에는 정말 마법이 일어날 수도 있겠구나!’라는 기대감에 차올랐다. 나는 눈을 감고 주문을 외우며 동전을 흔들었다. “술이 따르라!” 그리고 놀랍게도 테이블 위에 시원한 맥주 한 잔이 뚝 떨어졌다! 모두가 놀라서 나를 쳐다봤다. “와, 진짜라니!” 그러면서 잔을 들고 한 모금 마셨지만, 그 순간 내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은 ‘이거 소주인데?’였다. 아쉬운 마음에 다시 동전을 흔들어 “좋은 안주가 따르라!”고 외쳤다. 잠시 후, 테이블 위에 나 혼자 먹기에는 너무 많은 오징어가 쏟아졌다. 친구들이 한숨을 쉬며 “넌 진짜 마법사네! 술도, 안주도 다 따르네!”라고 비웃었다. 그러자 나는 “그럼 내 마법의 주제를 바꿔주지. 이제 마법은 술과 안주가 따르는 게 아니라, 내 주변에 아무도 없게 만드는 마법을 부릴래.” 그럼 나 혼자서 술과 안주를 만끽할 수 있으니까! 친구들은 한꺼번에 소리쳤다. “안돼, 그런 마법은 일찌감치 포기해!” 결국, 그날의 마법은 나를 외롭게 만들기보다는 친구들과 함께하는 즐거운 추억으로 남았다. 그래서다. 마법도 좋지만 좋은 친구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