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둠 과제의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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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시절, 우리 모둠은 과학 과제를 위해 밤새도록 준비했다. 우리는 각자 역할을 나누고, 열심히 조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멋진 발표를 준비했다. 발표 당일, 긴장한 상태로 교실에 들어섰고, 우리 팀원들은 차례대로 발표를 시작했다.
첫 번째 팀원이 실험 결과를 발표하자, 교실은 조용해졌다. 다음 팀원이 이론을 설명하자, 선생님은 고개를 끄덕였다. 마지막으로 내 turno가 다가왔다. 나는 자신 있게 자료를 정리하며 발표를 시작했다. 그런데 갑자기 발표 자료가 모두 사라졌다! 당황한 나는 멘붕에 빠졌다.
하지만 이때, 내 뒷자리에 앉아 있던 친구가 “화면 오른쪽!”이라고 외쳤다. 나는 급하게 그 방향을 바라봤고... 화면 오른쪽엔 내가 사랑하는 심플한 복숭아 그림이 있었다. 말도 안 된 비상사태로, 그렇게 복숭아에 대한 열띤 설명이 시작됐다. 왜 우리는 항상 놓치기 쉬운 것들에만 집착할까.
결국 발표는 ‘다양성과 간단함’을 주제로 삼아 성공적으로 끝이 났고, 선생님은 웃으시며 “네가 복숭아로 이렇게 진지하게 이야기할 줄은 몰랐다!”고 하셨다. 우리는 그날의 실수 덕분에 모두가 기억에 남는 발표를 할 수 있었다. 그 후로도 모둠 과제를 할 때마다 간단한 모티브인 ‘복숭아’를 항상 곁에 두기로 했다.
그 결과로 나온 모둠 마크도 복숭아가 되었고, 지금은 우리 비결을 전수받은 후배들까지 그 마크를 자랑해! 결국, 가장 중요한 건 우리가 느끼는 유머와 기억의 교훈이구나 하고 깨달았다. 반전은 언제나 예기치 못한 순간에 찾아오는 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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